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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인터뷰] '그대를 사랑합니다' 박인환 "연극은 그 시대의 거울…무대 위 분명한 '쾌감' 있죠"

입력 2018.12.25 12:12 수정 2018.12.25 12:12

고백에 서툰 만석 役 맡아, 인터뷰 통해 실제 아내에게 '사랑한다' 전해…

사진=윤현지 기자
[뉴스컬처 이지은 기자] 영화, 드라마에서 이미 많은 사랑을 받은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새로워진 연출과 각색을 더 해 관객을 만나고 있다. 가슴 따뜻한 老(노)맨스를 보여주는 작품에는 내노라하는 연기 내공을 보여주는 배우들로 무대를 가득 채운다. 극 중 만석의 캐릭터로 오랜만에 대학로 연극 무대로 돌아온 배우 박인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봤다.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 우유배달 하는 만석은 파지 줍는 송이뿐과 서로 인연을 맺고 사랑을 나눈다. 주차관리인 군봉과의 우정을 진솔하게 그려낸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작품을 쓴 작가 강풀을 언급한 박인환은 "젊은 사람이 노인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아프게 잘 그려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름다운 사랑과 가슴 아픈 부부의 이야기를 담아낸 극은 보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낸다. 이에 그는 "사랑, 따뜻함, 온화함이 있다. 기계화된 요즘 사회에 '사람 냄새'를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극 중 만석은 아닌 척하지만 좋아하는 송씨를 챙긴다. 박인환은 "만석은 성격이 고집스럽고 투박하고 욕도 잘하고 거친 성격이다. 말도 행동도 하고 싶은 대로 하지만 착하고 여성스러운 할머니를 만나면서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답했다. 언덕길을 배경은 두 인물의 어려운 환경을 여실히 드러낸다. 이에 그는 "작품성에서 큰 의미가 있다. 가파른 고갯길에 사는 사람들의 환경이 열악함을 말해준다"며 "나이가 든 배우들은 힘들 수 있다. 오르막을 오를 때마다 이해제 연출은 더 힘들게 연기해주기를 바랬다"고 밝혔다.
사진=윤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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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또래 남자들이 그래요. 작품에서도 나오지만 '사랑합니다' 표현을 못 했어요. 자상함보다는 책임감을 크게 지니고 살아온 거 같아요.

혼자 20년을 살아온 만석은 거실 수밖에 없었다고. 박인환은 "거칠고 투박하지만 속으로는 깊은 정이 있더라. 송씨 할머니가 고향에 가고 싶다는 말은 헤어지자는 거 아닌가"라고 소회했다. 이어 그는 "만석은 송씨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연령층의 집합이라고도 볼 수 있는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극 중 돌발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박인환은 "생일 축하를 하면 장면이 있다.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관객이 노래를 계속 따라 하더라. 어색한 장면이었는데 내게 용기를 준 거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관객이 무대에 동화 된 거다. 친근감을 느낀 게 아닌가"라고 미소 지었다.

이순재, 손숙, 정영숙 등 역대급 캐스팅을 자랑한다. 박인환 역시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다. 그는 "영화나 드라마는 카메라 기계 앞에서 연기한다. 반면 공연은 관객과 바로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다"며 무대의 가장 큰 매력을 꼽았다. 그만큼 긴장과 쾌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에 그는 "치열하게 연습해야 한다. 힘들지만 만족감을 느낀다"며 "카메라 앞에서 하는 연기와는 전혀 다른 즐거움이 있다. 즉각적으로 오는 반응에 '만족'과 '쾌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등장인물의 환경을 여실히 잘 표현한 무대 역시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림을 옮겨 놓은 듯한 세트는 왼쪽, 가운데, 오른쪽을 다른 장소화 하여 확실히 구분 짓는다. 극 중 김호진과 김주일의 멀티 연기는 자연스러운 장면 전환에 크게 일조하고 있다. 박인환은 "두 친구가 성실하고 열심히 한다. 재주도 있다. 잘 될 거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성격도 좋고 일하는 데 있어서 적극적이다. 선배들을 많이 도와준다"고 이야기했다.
사진=윤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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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를 연극으로 시작했어요. 연극하는 후배들이 고생 많은 것도 알고요. 사람이 성실하면 융화를 잘해요. 성실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 하는 일이에요. 여러 명이 함께 하는 일이기 때문에 공동체 의식이 강해요. 같이 잘 해야 해요. 호흡이 가장 중요한 거죠."

데뷔 54년 차 배우다. '지금까지 할 줄은 몰랐다'는 박인환은 "20살 때 연극영화과 졸업했다고 해서 돈벌이가 되는 것도 아니고 막막했다.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여기까지 왔다. 참 멀리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운이 좋다고 할 수도 있겠다. 선택받아야 하는 직업이다. 나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수십 년 해올 수 있었던 건 주위 사람들의 도움이 컸다. 감사한 사람들이 참 많다"고 말했다. 특히, 박인환은 "가족이 있었기 때문에 해낼 수 있었다"고 말을 이었다.

박인환은 "오래 할 수록 익숙하다고 좋은 건 아니다. 익숙하다는 건 '창조', '신선미'가 떨어진다는 거다. 수십년 다른 작품으로 연기도 다를 수밖에 없다. 배역에 따라 표현이 달라져야 한다. 연기는 나를 통해서 나오기 때문에 캐릭터도 다 다르다. 방정식처럼 딱 떨어지지 않는다"고 비유했다. 마지막으로 2018년 마무리, 다가오는 새해에 박인환은 "더 따뜻하고 더 밝은 새해가 되기를 바란다. 많은 사람이 축복받는 새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프로필]
이름: 박인환
생년월일: 1945년 1월 6일
학력: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학사
출연작: 뮤지컬 '철부지들' '포기와 베스'' 아가씨와 건달들' '카츄사의 노래' '비내리는 고모령', 연극 '따라지는 향연' '눈물젖은 두만강' '번지없는 주막' '무너진 사랑탑아' '단장의 미아리고개' '유랑극단' '안티고네' '착한 사람' '사계절의 사나이' '마당놀이 옹고집전' '침향' '토스카 인 서울' 외

이지은 기자 picfee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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