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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인터뷰]'1976 할란카운티' 서승원 "공연은 관객과의 약속, 절대 어겨선 안 돼"

입력 2019.03.27 11:34 수정 2019.03.27 16:35

[NC인터뷰]'1976 할란카운티' 서승원 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 다니엘 역을 맡은 서승원. 사진=이지은 기자

[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여느 공연계 배우라면 휴일이었을 월요일 아침, 뮤지컬 ‘파가니니’의 종연을 일주일 남기고 ‘1976 할란카운티’의 개막을 일주일 앞둔 서승원은 감기 기운이 있는 채로 들어왔다. 전날도 공연이 2회 있었던 탓에 ‘온 힘을 다 쏟아서 그런 것 같다’며 웃었던 그는 작품 이야기를 시작하자 아픈 기색은 온데간데없이 끊임없이,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가 얼마나 공연을 사랑하는지, 관객과의 약속을 중요시하는 사람인지 느낄 수 있었다.


부산에서의 20분

서승원에게 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가 부산문화재단 청년연출가 제작 지원사업에 당선되던 순간은 아직도 생생하다. 처음에는 친한 동생이자 연출인 유병은의 작품을 도와주고자 가이드 녹음을 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최종 쇼케이스 심의를 받을 수 있는 단계까지 올랐지만, 그동안 다른 분야의 선전이 압도적이었기에 기대하지 않으려고 했다.


“무조건 20분이에요. 1초도 넘으면 안 돼요. 무용은 음악에 맞춰서 작품을 만들면 되지만, 뮤지컬은 대사가 있기 때문에 시간을 오버하는 일이 많죠. 19분 59초에 끝내는 게 제일 큰 목표였어요. 당일엔 정확히 20분이 나왔어요. 욕심을 안 부리려고 했는데, 어느 정도 기대는 됐죠. 정말 피를 토하면서 했거든요.”


결과는 당선이었다. 8월에 쇼케이스 심의를 통해 선정된 작품은 연내 공연이 이뤄져야 했다. 12월에 전막 쇼케이스를 하고 1월에 부산 본 공연이 오르는 일정이었다. 다니엘 더블캐스트로 조상웅이 합류하고, 앙상블들도 들어왔다. 2주 만에 전막을 완성해야 하는 일정이기에 전 배우들이 함께 대본과 동선을 짰다. 매일매일이 즐거웠고, 끈끈한 가족애를 나눴다.


“작품이 언젠가는 올라가겠지 생각했지만 막연했어요. 서울에 올라갈 거라는 생각은 못했죠. 부산에서의 마지막 공연을 마치고 서울에 올라와서 다들 단톡방에서 ‘할란 앓이’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배우들의 스케줄을 확인하는 거죠. 확실하지는 않지만 서울에서 공연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연출 유병은과의 인연
[NC인터뷰]'1976 할란카운티' 서승원 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 다니엘 역을 맡은 서승원. 사진=이지은 기자


“부산 청년 지원작 결과를 기다리다가 선정된 것 같다는 이야기를 다른 사람을 통해 먼저 들었어요. 그런데 선정 결과를 듣고 오신 연출님이 서프라이즈를 해주려고, 엄청 안 좋은 표정으로 들어온 거예요. 저희는 모르는 척했죠. 그리고 당선됐다는 말을 듣고, 정말 기뻤어요. 연기대상 탄 것처럼 기뻤죠. 그리고 광안리에 위치한 저희 사무실에서 뒤풀이를 했어요. 그때 연출 딸한테 전화가 왔는데 ‘아빠 축하해요’라는 말을 들으니까 펑펑 울더라고요. 물론 저는 거기서 동영상을 찍었죠.(웃음)”


서승원은 인터뷰 중 연출 유병은을 자주 언급하며 웃음을 지었다. 장난스러운 말속에도 애정이 가득 담겨있었다. 개런티도 없는 가이드 녹음 작업이나 쇼케이스에 적극적으로 합류할 만큼 두 사람의 인연은 깊었다. 서승원은 10년 전 뮤지컬 ‘삼총사’ 지방 투어의 앙상블로 참여하게 되면서 유병은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투어 중 쉬는 시간 노래를 부르면 유병은 연출은 늘 “형 노래는 최고”라고 말해줬다고 한다. 그때는 웃으면서 가볍게 이야기했던 이야기들이 실제가 돼서, 그를 주인공으로 캐스팅을 한 것이다.


서울에서 할란카운티까지

서승원은 리딩 공연에서 악역에 더 초점을 맞췄기에 배질 역으로 캐스팅됐다가 부산 공연서 전 막을 만들며 다니엘로 변경됐다. 하지만 그는 다니엘이 꼭 주인공이 아니라고 말했다. “작품이 여러 인물들의 모노드라마들이 강하기 때문에 각각의 인물을 따라가는 재미도 있어요. 다니엘이 주인공으로 드러나게 됐지만, 어떻게 보면 라일리가 주인공일 수도 있고요. 각자의 인생은 본인이잖아요. 뮤지컬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죠. 하지만 저희 작품에는 입체적으로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게 장점인 것 같아요. 인간 군상이 담겨있는 것 같죠. 어디나 있을 법한 얘기기 때문에 더 따라가기 쉽죠. 한 번은 다니엘 초점으로, 한 번은 나탈리 초점으로 여러 번 보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웃음)”


부산 공연과의 차이점에 대해 “많이 바뀌진 않아요. 안무가 조금 바뀔 뿐 큰 동선은 바뀌지 않아요. 더블 캐스트로 인원이 많이 늘기도 했고 추가된 캐릭터도 있어서 바뀐 멤버들만의 ‘할란카운티’를 만들려고 작업을 많이 했어요. 색이 다르고 그들에겐 초연과 마찬가지니까요. 하지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같아요.”


“부산 쇼케이스를 마치고 켄터키 주 도지사에게 메일을 보내고, 작품의 모티브가 된 다큐멘터리 ‘할란카운티 USA’ 감독에게도 메일 보내서 ‘우리가 뮤지컬을 만들었다. 기회가 되면 보러 와달라’라고 했는데 회신이 없는 거로 알고 있어요. 언젠가 켄터키 주에서 공연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죠.”


관객을 위한 배우
[NC인터뷰]'1976 할란카운티' 서승원 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 다니엘 역을 맡은 서승원. 사진=이지은 기자

여가시간의 서승원은 운동을 한다. 아니, 한다고 했다. 야구는 팀에 들어간 지 3년, 축구는 20년 경력이지만 함께 운동을 하던 지인이 다치는 것을 보고 운동을 하기 힘들다고 했다. “계약서를 쓰는 순간 제 몸은 제 몸이 아니에요”라고 말하는 서승원은 웃으면서 얘기했지만 이내 진지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관객분이 예매를 하셨는데, 제가 다쳐서 못 보게 되시면 안 되니까. 스케줄 고지가 나가고 예매가 이루어지면 그건 관객과의 약속이니까요. 절대 어겨선 안 되죠.”


따옴표

연극의 3요소가 관객, 배우, 무대잖아요. 관객이 없으면 무용지물이에요. 아무리 좋은 작품을 만들고 좋은 배우가 노래를 불러도 관객이 없으면 의미가 없어요. 티켓값만이 아니라 시간을 할애해서 와 주시고, 개인의 스케줄을 빼고 오시고, 심지어는 지방에서 오시는 분도 계시잖아요. 정말 감사하고 이 마음을 표현한 길이 없어요. 그에 대한 보답을 좋은 무대로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윤현지 기자 y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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