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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 인터뷰①]'기생충' 봉준호, 거장의 클래스를 입증하다

입력 2019.05.26 03:50 수정 2019.05.26 03:50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현장

[칸영화제 인터뷰①]'기생충' 봉준호, 거장의 클래스를 입증하다



[칸(프랑스)=뉴스컬처 이이슬 기자]

거장의 클래스를 입증한 봉준호 감독이다. 칸에서 만난 그는 영화제 개막 전부터 폐막식을 앞둔 순간까지 전 세계 매체들과 인터뷰에 숨 쉴 틈 없이 바빴다. ‘기생충’의 이유 있는 관심에 덩달아 국내 취재진도 신바람이 나던 날들이었다. 칸에서 만난 봉준호는 국내 언론과 만남이 반갑다며 호방하게 웃어 보였다. 그와의 대화는 즐거웠고, 재밌었다. 유려한 그의 입담과 익살스러운 표현들은 왜 그게 최고의 스토리텔러라 불리는지 알게 했다. 칸에서 연일 호평을 받는 ‘기생충’이기에 봉 감독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 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다. 봉준호 감독의 7번째 장편영화이다.


이로써 봉준호 감독은 '괴물'(2006년 감독 주간), '도쿄!'(2008년 주목할 만한 시선), '마더'(2009년 주목할 만한 시선), '옥자'(2017년 경쟁 부문)에 이어 본인의 연출작으로만 5번째 칸에 초청되는 영광을 안았다. 그야말로 칸이 사랑하는 감독이 아닐 수 없다.


22일 오후 4시(현지시각) 프랑스 칸 모처에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기생충'을 탄생시킨 봉준호 감독을 만났다.


- 왜 이 시대에 ‘기생충’을 이야기했나.

“가난한 친구도, 부자인 친구도 있다. 친척 중에서도 그렇다. 양극화는 한국만의 상황은 아니다. 영국, 홍콩 등 모든 사람이 자기네 상황 같다고 하더라. 공감해주니 좋지만 씁쓸하기도 하다. 구상은 2013년에 했다. ‘옥자’ 전이고 ‘설국열차’ 후반 작업 때였다.”


- 공식 상영 때는 어땠나.

“어제 상영 때 약간의 문제가 있었던 점은 엔딩 크레딧에 삽입된 OST를 들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제가 작사를 했고, 정재일이 작곡을 한 노래다. 최우식이 직접 불렀는데 노래가 주는 느낌이 있다. 세상은 달콤한 희망을 기대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계속 세상을 살아가는 느낌을 주는 노래다. 노래를 곁들이면 여운이 다르다. 그 노래의 느낌을 몸에 묻히고 극장을 나서면 느낌이 다를 거다.”


- 기우(최우식 분)의 캐스팅은 어떻게 결정했나.

“‘기생충’ 시나리오를 쓸 때 송강호-최우식 부자를 염두에 뒀다. 최우식은 ‘옥자’에서 분량이 많지 않았지만 함께 작업하면서 송강호 선배의 아들로 느낌이 적당할 거라고 느꼈다. 어느 날 우연히 박소담과 최우식의 사진을 나란히 뒀더니 정말 닮았더라.”


[칸영화제 인터뷰①]'기생충' 봉준호, 거장의 클래스를 입증하다


- 최우식에서 어떤 얼굴을 발견했는지.

“내 옆집에 사는 청년 같았다. 기를 못 펴고 살고 있을 듯한 느낌이랄까. 아무 행동도 안 해도 측은한 느낌이 있고 뒷모습에서 주는 가녀린 느낌이 현실적이라서 좋았다. 아이돌처럼 잘생긴 배우는 아니지만 그게 나쁘지 않다고 본다. 불론 영화 산업에는 글래머러스한 아이돌 같은 스타도 있어야 하지만.”


- ‘기생충’은 관객을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느껴졌다.

“신경정신과 의사가 내 안에 불안과 강박감이 많은데 그걸 어떻게 하냐고 묻더라. 작품으로 해소하는 거 같다. 승화되니 디테일하다고도 해주고. (웃음) 영화에는 희로애락이 담긴다. 그런데 제가 자신 있는 영역이 불안이다. 히치콕이 그려낸 서스펜스 범죄 영화라는 것이 누군가 신문하는 장면을 찍는 건 내 분야라고 생각한다.”


- 그럼 취약한 건 뭔가.

“춤과 노래다. 자신 없는 장르는 뮤지컬이다. 보기만 해도 손발이 오그라든다. 노래가 시작되는 순간, 극장을 뛰쳐나가고 싶어 못 견디겠더라. 왜 창피함은 내 몫인지 (웃음)”


- 롱테이크 장면이 연극적으로 다가왔다.

“전작에서도 롱테이크 장면을 좋아한다. 총 촬영 샷수가 적은 편이다. 900 몇십 컷이다. ‘설국열차’를 찍을 때 딱 한 번 천 컷을 넘겼다. 최동훈 감독한테 평균 몇 컷이냐고 물었더니 ‘2800 샷?’이라더라. (웃음) 영화의 리듬감은 샷의 숫자에 의해 나오는 건 아닌 거 같다. 어떻게 카메라가 움직이고 그 호흡에 따라서 달라진다. 논리적으로 샷이 나뉘어 있지만 하나의 대사에 의존한 것도 어떻게 보면 하나의 롱테이크라고 볼 수 있다. 시간의 생략이나 비약이 없고 보존되는 것이다.”


- 송강호 씨가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의 진화라고 평했다.

“‘기생충’으로 진화를 했냐 아니냐를 판단하려면 5~10년이 지나야 알 거 같다. 개봉 10주년쯤 본다면 그 질문에 지연된 대답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한편 '기생충'은 25일 오후 7시(현지시각) 열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오는 30일 국내 개봉한다.



칸(프랑스)=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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