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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랑연 "정말 배우가 되고 싶어졌어요"[인터뷰②]

입력 2019.12.03 07:30 수정 2019.12.03 07:30

랑연이 말하는 랑연

'해적' 랑연 배우 랑연.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무대에서 관객을 웃고 울리는 배우들부터 미래의 예비스타까지 서정준 객원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만난 이들을 알아보는 인터뷰 코너 '서정준의 원픽'입니다.


[서정준의 원픽]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이제부터 '해적'의 랑연이 아닌 배우 랑연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배우라서 참 좋다. 배우가 되길 잘했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일까요.

다양한 인간의 삶을 살 수 있잖아요. 그런데 그냥 삶을 살기만을 하는 게 아니라 그걸 통해 제가 성장하게 돼요. 배우라는 직업은 노래나 춤, 그런 기술을 접목해서 어떤 캐릭터를 소화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는 과정에서 노래나 춤 이외의 것들, 역사적인 걸 공부한다거나 그러면서 감성, 지식 등 다양한 면이 늘기 때문에 참 좋은 선생님을 만났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그게 배우고 끝이 아니라 무대에 서는 과정이 되기도 하죠.

그리고 무대에 기본적으로 한두 시간 정도 서잖아요. 그런데 대략 한 달을 압축해서 사는 느낌이에요. 정말 집중해서 사는 느낌. 잘 살고 내려오는 느낌. 그리고 그걸 통해 관객분들의 박수를 받게 되면 '무대에서 내가 잘살았구나. 그간 준비해온 게 이렇게 보답받는구나' 싶어요.

'해적' 랑연 배우 랑연.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반대로 배우로서 느끼는 어려운 점도 있을 거에요.

힘든 순간은 매 순간 있어요. 무대를 올라가기 전의 연습할 때도, 무대 위에서도요. 그런데 그거보다 원치 않게 결과물에서 아쉬움이 생길 때 아쉬워요. 그래도 이젠 공연을 해보고 싸워보고 이겨내 보기도 하면서 그것 자체가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걸 알잖아요. 이겨내고 싶다는 마음, 배우로서 내가 잘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힘든 거니까요. 결국에는 그 힘든 게 나를 한 단계 성장시키는 모습이 되죠.


'배우가 되고 싶다'고 처음 생각한 순간이 언제일까요.

저는 원래 춤, 노래를 좋아했어요. 뮤지컬 배우가 된 이유가 노래랑 춤이 좋아서였거든요. 그런데 '리틀잭'에서 첫 주연했을 때 연기를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공연할수록 '뮤지컬 가수'가 아니라 '뮤지컬 배우'구나. 연기에 대한 욕심이 생겼죠.

'정말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마음은 해적 때였어요. 그때 정말 내가 '배우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란 걸 깨달았어요. 예를 들면 누군가가 저를 볼 때 피아노 치는 사람, 춤추는 사람, 노래하는 사람. 그런 배우로 기억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해적'을 만나며 노래에 대한 욕심을 내려놨어요. 노래를 예쁘고 멋있게 부르는 게 아니라 연기를 파고들수록 노래가 정말 더 극과 연결이 되더라고요. '해적' 초연 연습할 때 정말 그런 걸 느꼈어요.

'해적'은 내게 집중력을 줬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저는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사람이 가지는 관성적인 면이 있잖아요. 그런 부분을 다시금 일깨워준 사람이 김운기 연출님이에요. 그리고 이번 앵콜 연습하며 그동안 가져왔던 연기적인 습관, 상대방의 말을 너무 기다려주려 하고 너무 들어주려고만 했던 부분을 한 번씩 조여주니까 더 좋은 연기를 소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요즘 느끼는 게 무대 위에서 집중은 그날 캐릭터의 스토리를 좌우한다고 느껴요. 그러다 보니 컨디션 관리도 더 신경 쓰게 됐죠. 그전에도 분명 배우로서 여러 생각을 해왔지만, 그걸 확실히 도장 찍은 게 '해적'인 것 같아요.

'해적' 랑연 배우 랑연.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조금 가벼운 질문을 던져볼게요. 나이 먹고 싶다. 어려지고 싶다. 고를 수 있다면 어느 쪽일까요.

못 고르겠어요. 어느 쪽이든 상관없어요. 장단점이 있어요. 그동안 살면서 쌓아온 시간이 있잖아요. 그 시간은 남 주는 게 아니니까요. 그래서 어느 쪽이거나, 그냥 지금 그대로여도 상관없어요. 내가 좀만 더 어렸으면 더 잘했을 텐데 그런 생각도 있었지만, 그런 생각은 결국 언제든 똑같은 것 같아요. 지금 이 순간이 좋아요.


다시 태어나도 배우를 하게 될까요. 혹은 배우를 할 수 없다면 해보고 싶은 다른 일이 있을까요.

저는 원래 어렸을 때 강력반 형사나 파일럿, 이런 꿈을 꿨었어요. 뭔가 다이나믹하게 사는 삶을 꿈꿨던 것 같고 그래서 지금의 삶도 잘 맞거든요. 만약 사람이 아니라면 고래로 한 150년 살았으면 좋겠어요(웃음) '해적'을 만나서 고래를 좋아하게 됐거든요. 고래라는 거대하고 경이로운 존재가 되면 우리가 알 수 없는 바다의 세계를 경험해보고 싶어요. 무척 신비한 세상이 아닐까 싶어요. 인간이 우주는 갈 수 있지만, 바다는 오히려 가기 어렵거든요. 그런 게 궁금해요.


최근 가장 황당했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일까요.

황당하다고 하긴 그렇지만, 인터뷰하니까 꼭 이야기하고 싶다고 생각한 게 있어요. 24일 저녁 공연 때 이렇게 울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울었거든요. 심장이 너무 아파서 심장을 잡고 무대에 서 있었어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면서도 이렇게 울어본 적 없는데 관객과 배우들이 모두 정말 꺼이꺼이 울면서 공연했어요. 앤이 나(메리)를 두고 떠나가게끔 해줘야 하는데 그걸 못해서 미안하고 동시에 '아냐 이래도 괜찮아' 그런 마음도 있었는데 그 장면이 '우리 모두의 기억나지 않는 꿈'이란 노래로 이어지거든요. 굉장히 웅장한 음악인데 너무 울어서 목소리가 안 나올까 걱정했는데 도리어 잘 나왔어요. 이렇게 울어도 되나 싶었는데 그 감정이 관객과 같이 공유되면서 정말 한 단계 성장한 느낌이었죠. 다음 날 제가 노래한 걸 다시 듣는데 또 울었어요(웃음).

'해적' 랑연 배우 랑연.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언제일까요.

지금은 공연하는 시간이 제일 좋아요(웃음). 그게 아니라면 잘 때가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집 들어가서 씻고 두 다리 뻗고 누웠을 때요(웃음).


내가 생각하는 '배우'란 무엇일까요?

배우는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인물을 최대한 체화시켜서 그 인물의 감정과 상황이 어떤지 공감시켜주는 게 아닐까요. 이 질문은 어렵네요. 어떻게 대답하기에 따라 정말 다른 질문이 나올 수 있는 것 같아요. 배우는 주어진 시간이 있다면 그 시간을 온전히 책임져야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주어진 시간 외의 시간을 투자해서 그 순간을 집중해서 살아가는 게 아닐까요. 그렇게 각자 맡은 역할을 책임지는 과정을 통해 하나의 창작물이 만들어질 수 있으니까요.

'해적' 랑연 배우 랑연.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마지막으로 공연 보러 올 팬들, 관객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지금 항해를 하고 있잖아요. 함께 항해해서 이 순간 너무 행복하거든요. 그 순간에 같이 있었기 때문에 같이 기억할 수 있는 거잖아요. 앞으로도 그런 시간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 모습을 기억할 수 있게 함께 해주시면 좋겠어요.


[뉴스컬처 서정준 객원기자]



서정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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