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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인터뷰①]'1950 결혼기념일' 김경란X정애연 "예술인의 역할? 잊힌 역사 전하는 것"

입력 2019.06.12 08:00 수정 2019.06.12 08:00

[NC인터뷰①]'1950 결혼기념일' 김경란X정애연

[뉴스컬처 이솔희 기자] 데뷔 20주년을 눈 앞에 둔 두 배우가 초심으로 돌아와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익숙한 안방극장을 떠난 정애연과 아나운서에서 배우로 변신한 김경란은 연극 '1950 결혼기념일'을 통해 다시 한 번 연기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겠다는 각오다.


11일 개막한 '1950 결혼기념일'(연출 윤진하, 주최 서연피앤씨)은 1950년 6월 25일 기관사 근태와 여자친구 영랑의 결혼식이 진행되는 날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비극적인 한반도의 현대사를 다룬 작품이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6일 동안 공연되는 이 작품에는 정애연과 김경란, 홍가람과 문진식이 출연한다. 극단 배우다방의 대표이자 배우인 윤진하가 제작·연출을 맡았고 ㈜서연피앤씨가 주최, 극단 배우다방이 주관한다.


6·25 전쟁이라는 역사적인 사실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인 만큼 캐릭터를 마주하는 소감도 남다를 터. 개막을 앞두고 주인공 영랑 역을 맡은 정애연과 김경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연극 '1950 결혼기념일'은 어떤 작품인가. 그리고 두 사람이 연기하는 영랑은 어떤 인물인가.

김경란(이하 김)한국 전쟁을 배경으로 남자는 차출이 돼서 가고, 여자는 피난길에 오르게 된다.이별을 한 채로 서로를 그리워 하면서 겪는 이야기들을 그린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오늘날 우리의 이야기까지도 교차로 담겨 있는 작품이다. 영랑은 마을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인데, 모두에게 해결사 같은, 책임감 있고 심지가 있는 여성이다.

정애연(이하 정)영랑은 1950년대 당시의 신여성이라고 할 수 있다. 배움을 이어나갈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대학 공부를 하고, 여자라고 해서 의견을 못 내는 것이 아닌 자신의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는 강단 있는 여성이다.

'1950 결혼기념일'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

김) '사랑해 엄마'를 통해 알게 된 극단 배우다방의 작품에 대한 완전한 신뢰가 있었다. 윤진하 연출님께서 같이 연습을 하면서 보여준 여러 모습들에 신뢰가 갔다. 이 작품을 제안 받았을 때 대본도 보지 않고 함께 하겠다고 했다. 나만 잘 하면 되는 상태다.(웃음) 다들 순수하고 간절한 열정을 가지고 임하고 있다.

인간의 희노애락이 90분 안에 아주 알차게 담겨 있는 느낌이다. 인간은 굉장히 복잡한 감정을 가지지 않나. 그런 감정들을 설득력 있게 펼쳐내고, 그 안에서 진한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가슴 저미는 느낌들 속에서 내 마음이 아직 살아있구나를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과거를 바라본다는 것에 소홀했던 것 같다. 항상 현재나 미래에 대해 생각하며 살아왔다, 나라는 존재가 과거로부터 비롯된 존재기 때문에, 우리 민족의 이야기를 마주하고 그것에 대해 헤아려 보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이 작품을 통해서 우리의 아픈 시간들을 알아봐 주셨으면 좋겠다.

정)극단 배우다방의 작품을 작년 8월 말 쯤 처음 보게 됐다. 그때 본 작품이 '1950 결혼기념일'이다. 함께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후 '민초'와 '사랑해 엄마'를 이어서 한 뒤 이번까지 인연이 됐다.

예술인으로서 우리의 재능을 가지고 잊혀져 가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잊혀져 가는 우리 한국 전쟁의 역사를 일깨워 준다는 것이 가장 매력적이다. 그 안에 남녀의 가슴 절절한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잊혀져 가는 역사를 영랑으로서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게 영광이다. 아이들과 함께 오셔도 좋을 것 같다. 역사나 전쟁 이야기는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우리 작품은 그렇지 않다. 쉽고 의미 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NC인터뷰①]'1950 결혼기념일' 김경란X정애연

역사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작품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남다를 것 같은데.

정) 60여 년 전의 이야기를 어떻게 가져와야 할지 고민이 있다. 학도병 이야기에 많은 자극을 받았다. 많은 자료들이 있지만, 직접 겪어 보지 않은 우리가 그걸 다 어떻게 느끼겠나. 하지만 최대한 더 직접 느끼려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극 중 눈 앞에서 한강 철교가 폭파되는 장면이 있다. 무대 장치가 없기 때문에 내가 진짜로 그걸 보고 있다고 생각을 하면서 연기 한다. 내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관객도 집중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 그림을 구체적으로 그리기 위한 작업에 노력 중이다.

김)태어나는 연도를 고를 수는 없지 않나. 누군가가 부여 받은 시기가 1950년인 거다. 그들은 그 시대에서 살다 갔고, 전체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는 너무나 비극이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분명히 삶이 있었을 테고, 소소한 기쁨과 보람도 있었을 것이다. 무조건 슬픔으로 점철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시대에서 한 인간으로 살아내는 것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남수단을 간 적이 있다. 남북으로 분단이 됐고, 최근에 독립이 된 나라다. 사진으로 본 한국전쟁 광경이랑 똑같더라. 그들은 과격하게 슬픔을 표현하지 않는다. 덤덤하지만 먹먹하게, 하지만 그 와중에 희망이 있다. 영랑이도 결국 근태를 만날 것이라는 희망의 끈을 잡고 사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 감정에만 치우쳐서 그 감정을 강요하고 싶지 않다. 내가 감정을 품고 있으면 그걸 관객은 느낄 것이고, 관객분들이 얻어가고 싶은 부분을 얻어가셨으면 좋겠다.

[NC인터뷰①]'1950 결혼기념일' 김경란X정애연

두 사람이 생각하는 연극 만의 매력은 뭘까.

정) 관객과 직접 호흡한다는 게 가장 큰 매력 아닐까. 객석에서 에너지를 받는다. 직접적인 피드백이 오니까 관객들이 좋아하는 포인트를 알겠더라. 공연 끝나고 눈물 흘리는 관객 분에게 내가 감동을 받은 적도 있다.

김) 내가 왜 공연장을 찾을까를 생각해보니, 영화나 드라마에서 느끼지 못하는 현재성과 함께 한 공간에서 내가 저 배우의 기운을 받고 있다는 게 그 어떤 장르와도 다르더라. 같은 공연이라도 대극장 무대와는 또 다르다. 굳이 따지자면 소극장 무대는 투박하지만 싱싱한 재료들로 생동감 넘치는 식탁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극의 3요소에 관객이 있다. 관객이 주는 그 오묘한 에너지에 긴장감과 희열을 동시에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개막을 앞두고 있는데. 기분이 어떤가.

정) 심장 터질 것 같다.(웃음) 배우 정애연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영랑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마지막까지 열심히 해야 한다. 남은 시간 안에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을 발휘할 것이다. 가지고 있는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많은 노력 하겠다.

김) 떨리는 걸 느낄 새도 없이 내 상황에 충실하고 있다. 다른 생각할 여력이 없다. 시대적인 아픔과 비극에 대한 책임감도 안고 있다 보니, 평소에도 조금 조심하게 되는 것이 있다. 내가 하는 것이 끝이 보이는 작업인데, 그 시간 안에는 할 수 있는 예의를 지키고 싶다.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하자는 마음이다. 그게 그 시대를 살아내신 분들을 위해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한편 '1950 결혼기념일'은 오는 16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된다.



사진=김희아 기자



이솔희 기자 sh04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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