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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전30주년⑤]윤도현 "가장 힘든 그날이 가장 좋았던 날"

입력 2021.04.05 09:04 수정 2021.04.12 13:58

학전에서 '개똥이'로 뮤지컬 시작한 윤도현
"김민기 선생님은 음악적 아버지 같은 분"
"하루에 3번씩 공연 하기도"
"처음 음악을 시작한 마음을 다시 들게 하는 곳"

[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노래하고 연주하던 윤도현에게 뮤지컬 배우의 호칭이 시작되게 만들어준 곳, 그곳이 바로 학전 소극장이다. 1994년 '가을 우체국 앞에서'라는 앨범으로 데뷔한 윤도현은 포크그룹 종이연에서 기타와 키보드를 맡다가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의 공연 게스트로 처음 학전 무대에 올랐다. 노찾사 멤버 권진원의 무대에 참여했던 그에게 김민기 대표는 대뜸 "뮤지컬 '개똥이'에 출연해보라"고 제안했다. 뮤지컬이 무엇인지도 잘 몰랐던 윤도현에게 말이다.


윤도현은 1995년 배우 황정민, 장현성 등과 함께 '개똥이'를 공연했고, 뮤지컬에 대해 점차 알아가면서 이 세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광화문연가', '하드록 카페', '헤드윅',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원스' 등 굵직한 작품에 출연했다. 뮤지컬 배우로서의 출발점이 된 곳이 학전인 셈이다.


[학전30주년⑤]윤도현 2014년 솔로 앨범 '노래하는 윤도현' 당시. 사진=뉴스1

더욱이 '개똥이'는 그가 아내인 이미옥 씨를 만나게 해 준 작품이기도 하다. 윤도현은 '개똥벌레' 역을, 이미옥 씨는 '귀뚜라미' 역을 연기했다. 듀엣으로 노래했던 이들은 연인으로 발전해 8년간 교제했고, 2002년 8월 부부가 됐다.


개인사에도 큰 영향을 끼친 학전에 대해 윤도현은 "학전에서 데뷔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저에게 학전은 고향 같은 곳이다. 고향에 가면 부모님이 계시듯 음악적 아버지 같은 김민기 선생님이 학전에 계시기 때문에 더욱더 의미가 깊은 곳"이라고 뉴스컬처에 말했다.


윤도현의 대표작으로 자랑스럽게 남아있는 '윤도현의 러브레터' 또한 학전에서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학전에서 열리던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가 KBS에서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졌고, '이소라의 프러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현재 '유희열의 스케치북'까지 뮤지션의 이름을 내건 음악 프로그램들이 계보를 이었다.


[학전30주년⑤]윤도현 (왼쪽부터) 김민기 대표, 가수 윤도현. 사진=극단 학전/뉴스1

한창 학전에서 공연하던 시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물었다. 윤도현은 "학전에서 공연할 당시에 하루에 3번 공연을 한 적이 있었다. 낮, 저녁 그리고 카운트다운으로 진행되는 한 해의 마지막 날 공연이었다"며 기억을 꺼내 들었다.


마지막 카운트다운 공연을 남겨두고 있었는데 하루에 3번 공연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보니 목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카운트다운 공연이라 학전 뒷문을 열고 코앞까지 관객이 빽빽이 찬 상황이었는데 첫 곡부터 아예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너무 힘들게 공연을 이어갔는데, 그 당시 관객들이 그 공연이 제일 좋았다고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목이 쉼에도 불구하고 록밴드이다 보니 무대에서 온 몸을 쓰면서, 절규를 하면서 공연을 진행했던 에너지에 감동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무대에서 가수가 노래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것도 정말 중요하구나'를 느끼게 해 준 공연이었습니다.


윤도현은 밴드 YB의 시작 또한 학전이라고 했다. 라이브 가수들에게 문을 열어준 학전은 대학로 공연문화 예술의 성지와 같은 곳이다. 윤도현은 과거 "우리가 라이브 밴드가 될 수 있도록 해 준 곳"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윤도현은 가수 인생 내도록 학전을 잊지 않았다. 2014년 10월에는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솔로 콘서트 '노래하는 윤도현'을 개최했다. 진솔한 음악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던 그에게 초창기 공연하던 이 곳은 가장 좋은 공연장이었다. 이 콘서트의 타이틀인 '노래하는 윤도현'이라는 사인 또한 학전에서 만들어졌다. 2018년 4월에는 '어게인(Again), 학전 콘서트' 출연진으로 합류하면서 다시금 학전에 찾아왔다.


[학전30주년⑤]윤도현 밴드 YB. 사진=뉴스1

학전은 그에게 초심을 불러일으키는 장소이기도 하다. 윤도현은 "학전이 존재하는 한 공연에 계속 참여하고 싶다. 그 공연을 통해서 다시 예전의, 처음 음악을 시작했던 기본 마음들을 리마인드하면서 음악을 하고 싶다. 그런 마음을 갖게 해주는 곳이 학전"이라고 밝혔다.


윤도현은 "학전이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 문화예술계에서의 위치와 의미 같은 것들은 사실 그 어느 다른 나라의 문화예술의 역사보다 가치 있다고 생각이 된다. 왜냐하면 문화예술을 싹을 피우기가 각박한 환경이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학전이 오래도록 대중문화예술계에서 영위되어야 하는 이유를 말했다.


학전이 우리나라 문화예술을 지켜갔던 역사의 현장으로 길이길이 기억되길 바랍니다.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으로서 새롭게 탄생하고 있는 아티스트 분들이 무대에 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학전이 오랫동안 유지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라고 덕담을 건네며 언제나 그 자리에서 빛나고 있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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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빈 기자 ppbn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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