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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인터뷰②]김태오 "연기로 자아실현…이제 조금 여유로워졌어요"

입력 2021.01.17 19:00 수정 2021.01.17 19:05

[뉴스컬처 이솔희 기자] 뮤지컬 '스모크'의 개막이 3달가량 연기되면서, 김태오는 잠시 건설 현장에서 일을 했다. 경제적인 부분의 문제는 뒤로하고, "이대로 마냥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무대로 돌아가야 한다는 걸. '내가 있어야 할 곳은 무대뿐'이라는 감상적인 깨달음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건 연기밖에 없다'는, 어쩌면 지극히 현실적인 자아성찰이었다.


김태오는 "쉬는 기간 동안 내가 이렇게 놀기만 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덜컥 들었다. 여러 가지로 힘든 일이 있기도 했다. 일이라도 해보자는 생각에 건설 현장에서 뼈대를 만드는, 보조 일을 했다. 사실 군대에서도 부대 시설 같은 걸 만드는 작업병을 해서 수월했다. 안전에도 정말 많이 신경 쓰고, 수당, 새참 시간 다 챙겨준다. 퇴근 시간도 잘 지켜줬다"고 웃었다.


[NC인터뷰②]김태오


이어 "그러면서 온전히 저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많은 생각을 했다. 그러다 보니 공연이 정말 하고 싶긴 하더라. 낭만적인 생각이 아니라, 내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게 그거밖에 없다는 생각이었다. 저는 사람들과 대화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게 재미있다. 내가 가진 걸 보여주고, 그로 인해 감동을 주는 게 좋다. 그런 감동을 줄 수 있는 수단이 글이나 그림, 음식 등이 있다면, 그런 많은 수단 중 내가 할 수 있는 건 연기밖에 없다. 사람들이랑 소통할 수 있는 건 공연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쉬는 시간 동안 머릿속을 채웠던 고민을 꺼내놨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마냥 연기가 좋은 건 줄 알았는데, 더 나아가서 사람이라면 내가 고뇌해서 만들어낸 무언가로 교류하는 걸 누구나 다 좋아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무대와 연기가 편안하게 받아들여졌다. 예전에는 공연, 연기, 무대, 관객 등에 집착했다면, 지금은 한 발 떨어져서 조금은 여유롭게 대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번에 느낀 훌륭한 깨달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직업은 자아실현의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나'로서 존재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활동을 해야 하거든요. 사람들과 대화하고 소통하는 걸 넘어서, 내 생각과 고민 끝에 창작물을 탄생시키고, 그 창작물로 공통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 좋아요. 저에게는 그게 연기,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NC인터뷰②]김태오


2016년 뮤지컬 '담배가게 아가씨'로 데뷔해 올해로 5년 차를 맞은 그는 "오래 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4년 꽉 채운 것 아닌가. 얼마 안 됐더라. 그동안 조바심이 나기도 했고, 그런 걱정이 나를 좀먹기도 했다. 그런데 다시 돌아보니 내가 고작 4년밖에 안 했는데 이 기간에 뭘 이뤄내겠다고 아등바등 살았나 싶어서 조금 내려놓게 됐다. 그런 깨달음을 느끼게 해준 5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제 30대의 시작이기도 하다. 김태오는 "내가 봐왔던 30대 형들처럼 멋있어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 '30대부터 시작'이라고는 하는데, 나는 아직 이전이랑 똑같다. '30대부터 시작'이라는 말만 믿고 아무것도 안 할까 봐, 그래서 더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고 단단한 내면을 드러냈다.


김태오의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은 '이상'이다. 그는 "금방 들뜨고 기대하고 설레한다. 그게 좋다. 이상을 원동력으로 행동한다. 그런데 막상 행동하고 보면 현실은 내 기대와 다르지 않나. 그래도 괴로워하지는 않는다. '아쉽네' 정도인 것 같다. 그냥 그 이상을 위해 움직이는 모습이 좋다"고 전했다.


"원래 긍정적이었는데 조금씩 안 그런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어요. 이게 현실과 타협을 하는 건가 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사실 변하고 싶지 않거든요. 누구는 앞일을 생각해야 한다고 하고, 누구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하고, 누구는 현실에 얽매이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주변 말 잘 안 들어요."(웃음)


[NC인터뷰②]김태오


주변의 호평에 일희일비하다가도, 금세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스'를 통해 대극장 주연을 맡고, '어나더 컨트리'를 통해 연기력을 입증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했지만, 김태오는 "방방 뜨다가 깨달았다.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이라고 본인을 되돌아봤다.


그는 "기대와 이상의 부정적인 측면인 것 같다. 계속 조바심을 갖게 되니까. 그런데 나는 바뀐 게 없지 않나. 그냥 좋은 작품을 했다는 게 소중하고 값진 경험으로 남았을 뿐이지, 그로 인해 내가 엄청난 배우가 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이 정도로 만족할 수는 없다"고 웃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2021년의 시작, "깊이감이 있는, 차분한 배우. 그리고 신뢰 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다짐하는 김태오에게 '배우라는 직업이 가진 힘'에 대해 물었다.


"건방지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배우에게 엄청난 힘이 있을까요? 그냥 연기를 하는 직업이고, 특별할 게 없거든요. 처음 보는 사람에게 제 직업이 배우라고 하면 다들 '헉'하면서 놀라시더라고요. 전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웃음) 전 누가 됐든 그 사람의 직업과 사고방식이 흥미로워요. 다 사람 사는 일이니까요."


사진=김태윤 기자



이솔희 기자 sh04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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