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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nd 서울연극제④]김승철 예술감독의 2년, 모두의 축제를 향해

입력 2021.05.07 16:52 수정 2021.05.07 17:01

제42회 서울연극제 김승철 예술감독 인터뷰
3대 예술감독 선임
"축제 같은 연극제 되길"

[42nd 서울연극제③]'생활풍경'부터 '붉은 낙엽'까지…대중성과 예술성의 조화 에서 이어집니다.


[뉴스컬처 이솔희 기자] "각자 매력이 다 다른 여덟 작품이 모였어요. 무거운 고민을 안고 참여하기보다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 같은 연극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제42회 서울연극제가 막을 올렸다. 올해를 시작으로 2년 간 서울연극제를 이끌어 갈 김승철 예술감독은 관객과 더욱 친근하게 호흡할 수 있는 축제 같은 연극제가 되길 소망했다. 그의 바람이 담겨있는 듯, 이번 42번째 서울연극제는 다채롭고 특색 있는 작품들로 꾸려져 관객을 만나고 있다.


[42nd 서울연극제④]김승철 예술감독의 2년, 모두의 축제를 향해

서울연극제는 연극 발전을 위한 창작극 개발을 목표로 1977년 시작됐다. '대한민국연극제'라는 이름으로 출발했으나 1987년부터 '서울연극제'라는 이름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연극과 무용을 함께 다룬 '공연예술제'로 진행된 3회차를 제외하면서 올해로 42회를 맞았다. 그간 창작극 중심으로 펼쳐지다가, 지난 2017년부터 그 제약에서 벗어나 번역극, 재연 공연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지난 2016년에는 2년 임기의 예술감독제를 도입했다. 올해는 창작공동체 아르케의 김승철 대표가 1대 예술감독인 극단 작은신화의 최용훈 대표, 2대 예술감독인 배우 남명렬의 뒤를 이어 3대 예술감독으로 선임됐다.


서울연극제와 꾸준하게 연을 맺어온 김승철 예술감독은 15년간 극단을 운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서울연극제의 새로운 2년을 이끈다. 김승철 예술감독은 "전임 감독님들이 기반을 잘 다져놓으신 덕분에 서울연극제가 다시 많은 분께 관심을 받고, 점점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 배턴을 이어받아 발전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고 3대 예술감독으로 선임된 소감을 전했다.


[42nd 서울연극제④]김승철 예술감독의 2년, 모두의 축제를 향해

자신만의 색채를 담기 보다는, 조화로운 축제를 위해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입장이다. 김 예술감독은 "예술감독이라는 공적인 직무를 맡았으니 서울연극협회에서 추구하는, 연극인들이 참여 의식을 가질 수 있는 공적인 축제로서 잘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협회 차원에서 연극을 바라보는 시각, 가치관과 제가 조화를 잘 이루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예술감독제를 시행하면서 서울연극제의 위상을 만회하는 데 크게 이바지한 것은 완성도가 높은 작품들을 선정하려고 하는 치열한 노력이라고 생각해요. 창작극의 제약을 벗어버리고 관객에게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물할 수 있는 것에 중점을 두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런 노력 속에서 좋은 공연이 올라가고, 그러다 보니 관객분들도 좋아하고, 객석점유율도 높아지고, 참가작들 사이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그럼 더 좋은 작품을 선보일 수 있게 돼요. 점점 그런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창작공동체 아르케의 대표로서 '툇마루가 있는 집', '그류? 그류!' 등의 작품을 선보인 김승철 예술감독. 지난해에는 '전쟁터의 소풍'의 연출로서 서울연극제에 참여했던 그가 올해는 예술감독으로서 함께하고 있다. 연출로서 만나는 서울연극제와 예술감독으로서 만나는 서울연극제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김 예술감독은 "실무를 진행하는 과정을 보며 내가 얼마나 이기적이었나 반성하게 됐다"고 유쾌하게 운을 뗐다. 이어 "한 단체의 연출일 때는 극단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바라는 것을 요구하지 않나. 연극제 분들은 극단 하나하나를 상대하고, 모두를 아울러서 축제를 진행해야 한다. 극단의 요구를 다 충족시킬 수 없는 지점이 생기기 마련이고, 전체를 이끌면서 무언가를 요구해야 하는 지점도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 것을 잘 조율해가면서 지금까지 연극제를 이끌어준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미소 지었다.


극단을 직접 이끌어온 시간들이 이번 서울연극제의 예술감독으로서도 큰 도움이 됐다. 그는 "예술감독은 공식참가작을 선정하고 문제없이 공연이 올라갈 수 있게 서포트하고, 공정하게 평가해서 수상작을 선정하는 게 주된 임무다. 연출로서 극단에서 작업했던 경험 덕분에 각 단체가 어떻게 작품을 준비하고, 무대에서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충분히 알지 않나. 또 준비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점을 간접적으로나마 잘 이해할 수 있다. 작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42nd 서울연극제④]김승철 예술감독의 2년, 모두의 축제를 향해


이번 42회 서울연극제에는 총 8편의 공식선정작이 관객을 만난다. 지난 30일 '나는 지금 나를 기억한다', '허길동전'이 막을 열었고, 이어서 '노인과 여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 '이단자들', '다른 여름', '생활풍경', '붉은 낙엽', 'JUNGLE'이 공연된다. 피지컬 퍼포먼스 씨어터, 이머시브 씨어터, 현대판 마당극 등 새로운 형식의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 이번 서울연극제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처럼 새로운 형식 안에 깊이 있는 질문을 담겠다는 각오다.


김승철 예술감독은 이번 8개의 작품에 대해 "사회 공동체의 구성원들을 흔들어 깨우고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연극이 관객에게 위로와 감동을 주고 휴식과 오락의 시간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감각해진 인류 공동체를 흔들어 깨워서 균열을 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극이 사회 곳곳에 드러나는 부조리한 현상, 인간 관계에서 드러나는 본질적인 의문들을 깊이 사유해서 관객들에게 '왜?'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꾸 문제를 제기해야 사회가 정체되지 않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연극의 존재 이유"라고 단언했다.


"이번 여덟 작품도 동시대의 문제의식, 즉 인간이나 관계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이 짙게 밴 작품들이에요. 주제적으로도, 형식적으로도 다양한 작품들이 올라가게 됐어요. 그래서 관객분들이 연극이 주는 메시지뿐만 아니라 공연의 재미도 다양하게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2nd 서울연극제④]김승철 예술감독의 2년, 모두의 축제를 향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코로나19 속에서 축제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승철 예술감독은 "1년에 한 번 있는, 서울에서는 가장 의미 있고 규모가 큰 연극제인데 기왕이면 축제처럼 즐기셨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다. 그런데 축제 분위기를 내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진행해야 한다는 게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견뎌내고 있는 공연계. 김승철 예술감독은 "결국은 움직이면서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계속해서 방법만 모색하고 뒤로 물러나 있으면 그렇게 멈출 것이다. 공연인이 움직이고, 공연 활동을 해야 대안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연극계 내부적으로 연극인들이 '연극이란 무엇인가, 왜 하는가, 어떻게 변화되어 가는가' 등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게 됐다. 내가 왜 연극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코로나19가 가져다준 긍정적인 변화"라고 덧붙였다.


김승철 예술감독은 이번 서울연극제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 그는 "연극하는 동료들도, 관객분들도 기쁜 마음으로 축제처럼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 축제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관객분들이 다양한 작품, 완성도 높은 작품을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분들은 흥미진진하게, 시간 가는 줄도 모르면서 즐기실 수도 있을 것이고 또 어떤 분들은 묵직한 질문을 안고 가실 수도 있겠죠. 각자의 방식으로 축제를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김태윤 기자



이솔희 기자 sh04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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