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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BIFF]"할리우드요? 시골서 '미나리' 촬영하며 가족됐어요"(일문일답)

입력 2020.10.23 16:14 수정 2020.10.23 16:40

영화 '미나리' BIFF 온라인 기자회견

[뉴스컬처 이이슬 기자] “가족과 이민 갔을 때 미국과 한국 사이에 끼어버린 느낌을 받았다. 가족끼리 더 의지하고 결속했다. ‘미나리’를 촬영하면서도 배우들과 그런 느낌을 받았다. 마법 같고 특별한 경험이었다.”(스티븐 연)


23일 오후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미나리' 온라인 기자회견이 열렸다. 정이삭 감독과 배우 스티븐 연이 온라인으로, 윤여정, 한예리가 현장에 참석했다.


[2020 BIFF] 사진=BIFF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미국 이민을 선택한 어느 한국 가족의 삶을 그린 영화로 2020년 선댄스영화제 드라마틱 경쟁부문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받았다. 배우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등이 출연한다.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올랐던 데뷔작 '문유랑가보'(2007)를 연출한 정이삭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하 ‘미나리’ 주역들의 기자회견 일문일답.


-‘미나리’에 출연한 이유는.

스티븐 연 이민자들의 삶이라는 게 여러 트라우마가 생겨날 수 있다. 세대가 가지고 있는 문화와 소통의 차이로 인해 그럴 수 있다고 느껴왔는데, 정이삭 감독이 만든 내용을 보며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굉장히 진실하고 정직하게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인상을 받았다. 감독님뿐 아니라 이주해온 한국계 미국인들의 삶과 닮아있다. 배우들도 많이 생각할 여지가 생겼다.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고민했다.


윤여정 나이가 많아서 사람을 보고 일한다.(웃음) 아이작 감독을 처음 봤는데 마음이 들었다. 순수했다. 요즘 이런 사람이 있구나 싶었다. 저를 알고 한국영화도 알더라. 시나리오를 봤을 때 아이작이 쓴 건지 모르고 받았다. 이야기가 실제 일어난 일이냐고 물었더니 맞다고 했다.


한예리 감독님이 편안했고 소통이 잘 될 거 같은 믿음이 생겼다. 모니카가 가장 한국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주변에 엄마, 이모, 할머니를 통해 봐온 모습이 모니카에 많이 있었다.


-‘미나리’ 제목은 어떻게 지었나.

정이삭 감독(이하 정이삭) 처음 시작 때부터 미나리여야 한다고 생각했고 영화에서 미나리가 자라는 모습이 보이고 큰 역할을 한다고 봤다. 실제 가족이 이민 갈 때 할머니가 미나리 씨앗을 가져가 심었는데 우리만을 위해 심고 기른 것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심고 기른 것 중에 가장 잘 자라고 계속 자란 게 미나리였다. 어떻게 보면 할머니의 사랑이 녹아든 게 아닌가 싶다. 미나리 자체가 영화의 이야기를 하고 있고 감정과 정서를 표현한다고 생각했다. 일상적 이야기에서 보여줄 수 있는 영화 이야기가 잘 녹아있다고 봤다


-한국어 대본 작업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정이삭 한국말을 잘 못 한다. 그러다 보니 글을 쓸 때도 머리에서 영어로 생각한 다음에 한국어로 글을 쓰다 보니 대본을 쓸 때 그런 부분이 있었다. 대본을 다듬어주었고 모든 배우가 대사를 하며 작업을 해줬다. 문어체적인 부분이 있지만.


[2020 BIFF]


-어떤 메시지를 느끼길 바라는 마음으로 연기했나.

스티븐연 우리가 함께 특별한 경험을 나눈 마법 같은 순간이었다. 이 영화를 하며 배우로서 더 많이 배운 부분이 있었다. 서로가 연결돼있고 서로가 없이는 안 된다고 생각하게 됐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언어나 물리적인 괴리가 있다더라도 세대 간 이해나 소통이 되길 바라는 치유에 초점을 맞춰 작업했다.


-이민자로서 어떤 어려운 점이 투영됐느냐고 보나.

스티븐 연 한국에서 미국으로 오면서 어느 곳에도 속해있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공간 중간에 끼어있는 느낌이었다. 그렇다 보니 가족끼리 훨씬 더 결속했다. 그런 이야기가 영화에 녹아있다. 이야기에서 제이콥과 콜의 관계,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사람들의 내용에 공감이 됐다. 제이콥을 연기하면서 저희 아버지가 외부적일 뿐 아니라 내면의 이야기도 닮아있고 삶에 있어서 굉장히 힘겨운 싸움, 살아내기 위해 녹록지 않은 그런 삶을 이겨내고 아메리카 드림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부분에 있어서 내 아버지가 이런 것들을 추구하면서 미국에 온 동기를 더 이해할 기회가 됐다. 저도 아버지로서 가족에 대한 생각 등을 이해하며 작업하게 됐다. 한예리와 작업하며 명확하게, 잘 보지 못했던 심오하고 진지한 이야기들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서 저한테도 좋은 배움의 작업이었다.


-한국과 미국 개봉 일정은.

정이삭 배급사는 마지막으로 이야기 중인 단계인 것으로 안다. 그런데 팬데믹 등 여러 상황이 있기에 공식적인 답변을 하기는 어렵다.


-한국어 발음 등 연기에 만족하나.

스티븐 연 한국어 연기를 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무서웠다. 처음에 윤여정 배우한테 '도와주세요'라고 했는데 이미 처음부터 많이 꾸짖으셨다. '버닝'에서는 단조로운 톤을 구사해서 어렵지 않았는데 '미나리'에서는 자연스럽게 말해야 했기에 어려웠다. 부모님의 이야기들도 많이 봤고 감독님과도 많이 이야기했다. 제이콥이란 사람이 어떻게 말을 할 것인가에 중점을 두고 작업을 했다.


[2020 BIFF]


-경험을 쓴 시나리오가 인상적이다.

정이삭 실제 있던 일이고 할머니의 일인데. 영화 속 장면보다도 상황이 나빴다. 아버지께서 채소를 기르고 계셨는데 농장 절반이 불탈 만큼 심각했다. 어린 나이였는데 아버지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여러 생존을 위해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아버지의 사랑을 더 많이 느꼈다.


-스티븐 연, 윤여정, 한예리를 캐스팅한 이유는.

정이삭 최고의 배우이기에 캐스팅했다. 아주 바쁜 가운데서도 스케줄을 내서 작업을 같이 할 수 있었다. 윤여정은 할머니 역할이 어떻게 보면 고약한 말을 하지만 굉장히 아이들을 사랑하는 캐릭터다. 처음에는 아이들 입장에서 불편할 수 있지만, 그 후에 사랑을 느끼고 좋아하게 되는 사람이다. 윤여정과 딱 인 거 같다. 한예리는 외유내강 캐릭터에 바르다고 봤고 모니카가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데 잘 해낼 거라는 믿음이 갔다. 스티븐 연은 제이콥에 아버지뿐 아니라 실제 제 모습도 투영됐다. 개인적으로 훨씬 깊은 결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스티븐이었고 스티븐이어야만 했다고 봤다. 이민 사회에서 사이에 끼어서 느끼는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다고 봤다.


- 오스카 후보로 점쳐지는 상황인데.

정이삭 보물 같은 윤여정 선생님을 알아본 미국 분들에게 인정하고 찬사를 보낸다.


윤여정 누군가 내게 '축하한다'고 인사를 하더라. 아직 후보에 오를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당황스럽다. 아직 후보에 안 올랐다. 누군가의 예상일 뿐인데 굉장히 곤란하게 됐다.


-첫 할리우드 진출작에 대한 생각.

한예리 할리우드 진출이라니, 굉장히 부담스럽다. 촬영장에서 할리우드 진출이라는 보도를 보고 굉장히 민망하고 놀랐다.


윤여정 할리우드 근처도 못 가봤다. 우리는 시골에서 찍었다. 제작비가 아주 적었다. 한 숙소에 가족처럼 머무르며 촬영했다.


-선댄스 영화제 초청 소감.

정이삭 사실 놀랍다. 그런데 '기생충'이 미국 관객에게 큰 사랑을 받으며 현지 관객에 점점 포용 되고 있다는 걸 알았다.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 등 다른 콘텐츠의 반응을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


윤여정 배우들이 상 받은 날 춤을 추는 정이삭 감독의 동영상을 봤다.


정이삭 수상 후 기뻐서 아내에게 춤추는 동영상을 보냈는데 아내가 모두에게 공유해버렸다.


[2020 BIFF]

[2020 BIFF]

[2020 BIFF] 사진=뉴스1


-제작에도 참여한 이유는.

스티븐 연 미국 사람들이 보는 한국인과 우리가 바라보는 한국인은 굉장히 다르다. 우리의 진실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우리가 아는 한국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제작의 모든 경로에서 컨트롤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됐다.


- 윤여정의 캐릭터가 전형적인 한국 할머니 캐릭터와 다르다. 설정한 이유가 있나. 어떻게 받아들였냐.

윤여정 감독님의 경험을 쓴 터라 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생생할 텐데 똑같이 해야 하냐고 물었다. 감독이 ‘선생님이 표현해달라’고 해서 믿음이 갔다. 어떤 감독들은 자신의 기억이 생생해서 그걸 요구하는데 감독은 마음대로 하라더라. 사실 그 말은 자유를 주는 것 같지만 내 책임감이 더 큰 거다. 전형적인 할머니, 엄마 그건 하기 싫었다.


한편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21일 개막했으며 오는 30일까지 열흘간 영화의전당에서 열린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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