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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다시 쓴 한국영화사

입력 2021.01.18 17:06 수정 2021.01.19 10:16

칸·오스카 휩쓴 봉준호 감독
제78회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장 위촉
연이어 한국영화史 최초 발자국
"강렬한 '기생충'…전세계 기대 한몸에"

[뉴스컬처 이이슬 기자] 봉준호 감독이 칸·오스카에 이어 베니스에서 한국영화의 새 역사를 다시 쓴다.


베니스국제영화제는 봉 감독이 올해 9월 1일부터 11일까지 개최되는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는다고 발표했다. 알베르토 바르베라 예술감독은 "이번 영화제의 첫 번째 좋은 소식은 봉준호 감독이 심사위원단을 이끄는 데 흔쾌히 동의해준 것"이라며 "봉준호 감독은 세계 영화계에서 가장 진솔하고 독창적인 목소리 중 하나"라고 밝혔다.


봉준호 감독이 다시 쓴 한국영화사 봉준호/사진=뉴스1


알베르토 바르베라는 "그의 전 세계에 있는 수많은 영화 팬들과 이 기쁨을 나눌 수 있어서 영광스럽다"고 전했다.


심사위원장을 수락하며 봉준호 감독은 "오랜 역사와 아름다운 영화적 전통을 지닌 베니스 국제영화제의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돼 영광"이라며 "심사위원장으로서, 또 한 명의 영화팬으로 베니스가 선정한 훌륭한 모든 영화에 감탄하고 손뼉을 칠 준비가 돼 있다. 설레고 기쁘다"고 밝혔다.


이로써 봉 감독은 78번째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단을 이끌게 됐다.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 최우수남자배우상·최우수여자배우상·각본상·심사위원 특별상·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상(최우수 신인배우상) 등의 수상작을 가릴 예정이다.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칸국제영화제·베를린국제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힌다. 영화제는 1987년 영화 '씨받이'의 강수연에게 최초로 최우수여자배우상을, 2002년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2004년 고(故)김기덕 감독의 '빈집'에 감독상을 각각 수여했다. 김 감독은 8년 뒤인 2012년 '피에타'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한국 영화인이 3대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에 위촉된 것은 봉준호가 처음이다.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지난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팬데믹 여파로 개최를 포기한 칸 영화제와 달리 축소된 형태로 오프라인에서 영화제를 개최했다. 77번째 영화제의 황금사자상은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마드랜드'에 돌아갔다. 올해도 9월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봉준호 감독은 칸 영화제·아카데미(오스카)에서 나란히 최고상을 들어 올리며 한국영화사 최초 기록을 쓴 바 있다. 이어 베니스에서도 최초로 심사위원장석에 앉게 됐다. 기세를 몰아 한국영화사에 유의미한 발자국을 찍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남다르다.


앞서 봉준호 감독은 영화 '기생충'으로 2019년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이는 한국영화 100년을 맞이한 해에 쓴 역사적 기록이라 더 큰 의미를 남겼다. 봉 감독은 괴물’(2006, 제59회), ‘도쿄!’(2008, 제61회), ‘마더’(2009, 제62회) ‘옥자’(2017, 제70회)까지 여러 차례 칸의 러브콜을 받았으나 큰 성과를 거둔 것은 처음이었다.


봉준호 감독이 다시 쓴 한국영화사 사진=CJ엔터테인먼트


그해 10월 북미 개봉한 '기생충'은 그야말로 열풍에 가까운 인기를 얻었다. 봉 감독은 '설국열차', '옥자' 등의 작품을 통해 북미 지역에서 인지도를 얻었지만, 비주류 감독으로 꼽혀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기생충'이 개봉한 후 분위기는 달라졌다. 상영관이 점차 늘어나고, 영화를 본 관객들이 뜨거운 반응을 쏟아내며 입소문을 탔다. 미국 뉴욕 내 3개 상영관에서 출발한 영화는 620개까지 수를 확장하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이어진 오스카 레이스에서 청신호가 켜졌다. 골든 글로브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에서 주최하고 매년 미국 LA에서 개최되는 시상식으로, 그 영향력이 아카데미상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아카데미상의 전초전이라고 불린다. '기생충'이 골든 글로브 후보에 한국 영화 최초로 지명됐고, 현지 언론들은 외국어영화상에 '기생충'이 유력하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감독상·각본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으니 또 다른 수상도 노려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후 '기생충'은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베스트 모션픽처-포린 랭귀지) 부문에서 스페인 출신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를 비롯해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프랑스), '더 페어웰'(중국계·미국), '레미제라블'(프랑스) 등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봉준호 감독은 할리우드의 높은 벽을 넘었다. '기생충'은 골든글로브 한 달 뒤 열린 2020년 2월 열린 제92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영화상 4관왕을 품에 안았다. 이는 한국영화 뿐 아니라 아시아 최초로 거둔 역사적 쾌거로 기록됐다. 시상식을 앞두고 봉 감독은 "오스카는 로컬"이라고 밝힌 바. 아카데미 회원 80% 이상은 백인 남성으로 구성됐기에 '그들만의 잔치'라는 시각도 존재해왔다. 봉 감독은 모두의 예상을 뚫고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전 세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는 이제 베니스로 향한다.


영화 관계자는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으로 전 세계 영화 팬들을 놀라게 했다. 칸, 오스카 수상 전에 해외 관객 대부분은 '설국열차'·'옥자'를 통해 봉 감독을 알고 있었을 테지만, 이제 1020세대 관객들도 '기생충'에 대해 잘 알고 있을 만큼 대중적 인지도가 상승했다. 영화가 전세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고 볼 수 있다"며 "이전에도 할리우드에서 활동해왔지만, 수상 이후 봉 감독의 활동 영역이 본격적으로 확장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이 다시 쓴 한국영화사 사진=뉴스1


그러면서 관계자는 "한국영화에 대한 기대감 상승도 이끌었다. 해외 영화팬들이 이전에는 박찬욱·홍상수·김지운 감독의 작품을 통해 한국영화에 대해 알았다면 '기생충'을 통해 더 다양한 관객이 관심을 두게 된 분위기"라며 "봉 감독은 앞으로 해외에서 더욱 활발하게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영화 관계자는 "'기생충'이 분명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렸다고 볼 수 있다. 이후 행보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향후 제작되는 한국영화가 전 세계 관객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실망시키는 데 그친다면 '기생충'이 끌어올린 관심은 금방 사그라들 것"이라며 "발전된 다양한 작품을 통해 지속적으로 전 세계에 건강한 관심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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