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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굿즈가 내게 말한다, 이 영화 갖고 싶지?

입력 2021.06.05 08:00 수정 2021.06.05 08:00

극장 3社 이색 굿즈
영화를 기억하는 특별한 방법
오리지널 티켓 열풍
소장 욕구 반영

[뉴스컬처 이이슬 기자] 초등학생 때 맥도날드에서 해피밀 세트가 나왔다. 햄버거를 먹으면 장난감을 줬는데 열풍에 가까운 인기를 끌었다. 매장에 들어서면 장난감에 숫자가 붙어 쇼윈도에 진열돼 있었는데, 하나씩 모아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인기 있는 캐릭터는 가장 먼저 동나 가지기 힘들었다. 원하는 장난감을 손에 넣기 위해서는 출시와 동시에 달려가 해피밀을 사야 했다. 성인이 돼서도 마찬가지였다. 한번은 도장까지 탑재한 슈퍼마리오 굿즈를 사기 위해서 취재가 끝나자마자 근처 매장을 향해 어찌나 뛰었는지 모른다. 이토록 간절히 바랐던 굿즈에 얽힌 추억은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다.


떠올려보면 학창 시절에는 영화 굿즈라고 할 게 없었다. 영화를 좋아해서 중학교 때부터 극장에서 신작을 관람하곤 했는데, 그땐 영화관에 비치된 팸플릿과 영화 입장 시 제시하는 빳빳한 종이 티켓을 모았다. 언제 어떤 극장에서 무슨 영화가 상영되었는지 기록된 티켓은 제법 가치가 컸다. 티켓을 꺼내 보며 당시 극장에서 본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기도 하고, 누군가와 팝콘을 나눠 먹으며 웃고 울고 놀라던 내 모습을 떠올리곤 했다.


[포커스]굿즈가 내게 말한다, 이 영화 갖고 싶지?


바이오맨, 후레쉬맨의 책받침, 엽서 같은 걸 제외하고 영화관에서 내돈내산(내 돈주고 내가 산) 인생 첫 굿즈는 팝콘 세트였다. 학창 시절, 영화 ‘토이스토리’, ‘인크레더블’ 팝콘 세트가 나왔다. 콜라 컵에 캐릭터 피규어가 붙어 있었는데 그걸 가지고 싶어서 알아보니 영화를 본 관객만 살 수 있다고 했다. 용돈을 털어 구입해 기쁜 마음으로 집에 가져왔는데, 마땅히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 그래서 굿즈 컵에다 음료수를 마셨고, 시간이 지나 캐릭터가 제 모습을 상실하자 쓸 수 없었다. 컵은 결국 버릴 수밖에 없었고, 내 추억도 함께 버려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러려고 산 게 아닌데. 굿즈에 대한 개념이 없을 때였기에 컵으로의 기능을 먼저 생각한 것이었다. 그때 알았다. 굿즈가 왜 만들어졌는지를.


2021년 굿즈는 단순히 소유의 개념을 넘어 심리적 위안을 안기고 추억을 향유하는 특별한 존재로 자리 잡았다. 엽서, 배지, 컵, 에코백 등 실용적인 아이템에 그치지 않고 영화의 스토리를 음미하고 기억할 수 있는 남다른 아이덴티티를 지닌 굿즈까지 만들어지고 있다.


지난달 19일 개봉한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시리즈에서 착용하며 트레이드 마크가 된 런닝 티셔츠에서 착안해서 한 브랜드와 런닝을 특별 제작한 굿즈를 선보인다. 지난달 이미 종료된 이벤트로 영화를 본 관객에게 콜라보 굿즈 ‘분노의 런닝’을 증정해 호응을 얻었다. 앞서 천만 관객을 모으며 역주행 열풍을 일으킨 ‘보헤미안 랩소디’ 역시 비슷한 이벤트를 열어 관심을 끈 바 있다.


CGV는 환경의 날을 맞아 폐스크린을 활용한 가방 굿즈를 내놓았다. 스크린 멀티백은 3D 상영을 위한 실버 스크린과 기존 2D 전용 상영에 사용됐던 화이트 스크린이 활용됐다. 폐플라스틱 원사를 덧대어 만들었고, 벨크로 타입으로 제작돼 보관 및 운반이 용이하다. 스크린이 가방이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포커스]굿즈가 내게 말한다, 이 영화 갖고 싶지?

[포커스]굿즈가 내게 말한다, 이 영화 갖고 싶지?


최근 굿즈로 가장 크게 웃는 극장은 메가박스다. 오리지널 티켓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여파로 얼어붙은 극장에 단비 같은 역할을 했다. 극장의 인상적인 장면, 또는 포스터가 감각적으로 인쇄된 오리지널 티켓만 모으는 씨네필도 상당하다. 메가박스는 오리지널 티켓북까지 만들어 선보일 만큼 반응이 뜨겁다. 이젠 사라진 종이 티켓에 대한 향수가 묻어있는 오리지널 티켓을 소장하겠다는 관객이 늘면서 일부 영화는 품절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급기야 사재기 사태까지 일어나자 극장 측은 1인당 최대 8매까지만 구매하도록 조치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작품은 마음속에 기억되지만, 일종의 휘발된다는 개념이 있지 않나. 특히 MZ세대의 경우 표를 창구에서 발권하지 않고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디지털 표로 입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화의 일부를 유형의 어떤 것으로 소장하려는 욕구가 굿즈를 사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라며 “희소성을 띤 굿즈나 영화 작품 자체가 좋은 경우는 더욱 열광하는 분위기다. 다른 분야의 굿즈는 단순히 재미를 위해 구매하기도 하는데 영화 굿즈는 다르다. '갖는다'라는 개념 보다 '간직한다'는 개념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사진=메가박스, CGV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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