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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STAGE pick up]9. 연극 '코리올라누스'

입력 2021.07.14 10:06 수정 2021.07.14 10:06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비극
양정웅 연출 5년 만의 신작
4년 만에 국내 복귀한 배우 남윤호 활약

그동안, 다양하고 질 높은 콘텐츠로 오픈과 동시에 국내 공연 예술인들뿐 아니라 관람객들에게 참 좋은 극장으로 인식되어왔던 LG 아트센터가 역삼 시대 마지막 작품 기획공연으로 세익스피어의 마지막 비극인 '코리올라누스'를 무대에 올리고 내년부터는 새롭게 마곡 시대를 시작한다.


2500년 전 로마를 배경으로 자신의 고귀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권력의 정점에서, 오만함으로 인식 되어져, 결국 완전 밑바닥으로 추락한 비운의 코리올라누스! 격동의 시기 로마를 거쳐 오늘날까지, 시대를 관통하는 권력의 중심을 향한 배신과 복수의 고찰이 무대에서 적나라하게 파헤쳐진다.


권력의 최정점을 향한 야망과 복수, 살아남기 위한 음모와 배신, 각종 중상모략으로 각기 다른 입장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거나, 드러내놓지 않은 복마전 같은 심리전들은 수많은 비슷한 역사와 더불어 오늘날 우리의 정치, 사회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무대에서 같은 듯 다르게 확인하게 된다.


[유희성의 STAGE pick up]9. 연극 '코리올라누스'


영국의 대문호 T.S 엘리어트도 세익스피어의 최고의 비극이라 칭했던 '코리올라누스'는 늪에 숨어있는 외로운 용처럼, 그 용은 보이지 않기에 더 두렵고 더 많은 말을 만들어 낸다 했다. 늪에 숨어있던 외로운 용은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고 목숨을 걸고 지켜내려 했던, 로마로부터 추방당하게 된 코리올라누스가 어머니를 위로하면서 자신의 처지를 빗대어 표현한 말이다.


한편 아일랜드 출신 영국의 극작가이자 비평가인 조지 버나드 쇼는 세익스피어의 가장 위대한 희극으로 간주하기도 했다. 그것은 작품을 기본적으로 역사적으로 전해지던 정치적 풍자로 보았기 때문이다.


권력자와 피권력자의 위치가 교차하는 가운데, 한 위대한 영웅의 야망과 성취 이면에 인간의 좌절과 고립을 피할 수 없는 지난한 삶의 질곡과 궤적을 오늘날의 우리 사회와 정치 현실과 다를 것 없는, 제2의 거울을 본 것 같은 현실의 풍자를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희성의 STAGE pick up]9. 연극 '코리올라누스'


작품은 세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을 한국적 각색과 해석으로 한국미를 물씬 담은 공연물로 창작해 2006년 한국 최초로 영국 런던 바비칸 센터에서 공연된 바 있고, 또한 2012년 런던 올림픽 기념으로 기획된 세익스피어 페스티벌에 초청되어 한국 연극 사상 최초로 세익스피어의 '글로브 극장'에서 공연한 바 있는 양정웅 연출을 필두로 극단 '여행자'에서 주관했다.


세익스피어 전 작품을 공연하고 싶어 하는 양정웅 연출은 그동안 페리클레스, 로미오와 줄리엣, 멕베스, 햄릿, 십이야 등을 공연한 바 있으며 한동안 교단에서 후학양성에 힘을 쏟다 5년 만에 연극 무대 신작 복귀작으로 '코리올라누스'를 선택한 것이다.


또한 그동안 다양한 예술 장르를 넘나들며 주목받는 장영규의 음악은, 텍스트와 캐릭터의 변환이나 브릿지로서의 음악만이 아닌, 캐릭터의 내재한 심층적이며 복합적인 상징적 이미지를 다층화된 화성학의 음악적 구성과 더불어 강력한 에너지와 위트까지 끌어냈으며, 또한 다양한 장르의 무대 작업을 해 오고 있는 임일진 디자이너의 상징적이고 미니멀한 무대 디자인의 벙커 내에 다양한 스토리가 잠재된 소품과 무대 장치의 활용, 그들이 뭉친 예술적 콜라보와 시너지를 이미 시작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유희성의 STAGE pick up]9. 연극 '코리올라누스'


거기에 오랫동안 극단 '여행자'에서 활동하는 김은희 배우를 비롯한 김리나, 김도완, 김대진, 한윤춘, 한상훈, 김진곤, 한인수, 김기분, 최경훈 등 호흡이 착착 감긴, 화려한 연기 앙상블은 작품의 강약 조절 뿐 아니라 에너지의 해체와 운집을 일사불란하게 보여 주었으며 무대와 객석이 하나 되어 각양각색의 에피소드들로 숨 쉬게 했다.


거기에 그동안 '홀스또메르', '페리클레스' 등의 작품으로 무대에서 각별한 존재감과 아우라로 주목을 받던 남윤호 배우가 4년 전 영국 왕립학교로 유학을 떠나 졸업 후, 영국에서 잠시 활동하다 귀국해 '코리올라누스'로 화끈하게 국내 복귀했다.


조국을 위해 기꺼이 최고 권력을 지키려는 용사에서 자신을 내쫓은 조국에 칼을 꽂는 것도 서슴지 않은 오만과 독선의 결기 가득한 전사로, 다채로운 상황에서의 변화무쌍한 정치가로, 어머니 앞에서만은 심약한 듯한 평범한 아들일 수도 있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아들에게는 한없는 자애로움과 굳은 신념을 당부하는 아버지로서의 무한 애정이 깃든 모습으로, 마지막 순간 죽음을 맞이하면서도 끝까지 결기의 끈을 놓지 않은, 바다 같은 광활하고 깊은 연기를 보면서 어느새 대 배우로 성장한, 우리 시대의 우월하고 탁월한 배우로 재탄생하고 성장한 모습은 숙연해지리만치 감동적이었다.


'코리올라누스'는 오는 1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사진=LG아트센터



[유희성의 STAGE pick up]9. 연극 '코리올라누스'


[유희성 공연 칼럼니스트 겸 공연 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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