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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라의 Play the Stage]12.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입력 2021.09.29 14:00 수정 2021.09.29 14:00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어둠 속에서 피어난 기적의 빛

[박보라의 Play the Stage]12.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빌리 엘리어트'는 매 시즌 공연마다 화제를 모아왔다. 아역 배우가 작품을 이끌어가는 흔치 않은 뮤지컬인 데다,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원작, 엘튼 존의 음악, 올리비에 어워즈와 토니 어워즈 등에서 수상 기록까지 작품을 화려하게 수식하는 표현을 본다면 쉽게 지나칠 수 없다.


특히나 이 작품은 지난 2017년 공연 당시 SBS '영재 발굴단'에서 긴 오디션 과정이 전파를 타면서 더욱 주목받았다. 4년 만에 돌아오는 '빌리 엘리어트'는 오디션 기간 포함 1년 6개월 동안 이어진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거쳐 선발됐으며, 김시훈, 이우진, 전강혁, 주현준이 '기적의 빌리'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그동안 3번의 오디션을 거쳐 발탁된 이들은 50주의 빌리 스쿨, 13주의 공연 연습 기간 등을 무사히 마쳤다. 모든 과정은 마스크를 쓴 채로 진행됐는데, 필라테스를 시작으로 발레, 탭, 댄스, 아크로바틱, 재즈댄스, 현대무용을 배우며 쉽지 않았지만,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져왔다는 것이 제작사 측의 설명이다.


'빌리 엘리어트'는 1984년 영국 북부의 파업에 돌입한 작은 탄광촌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가난한 탄광촌에서 파업 시위에 열성적인 아버지와 형, 치매 증세가 있는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빌리는 우연히 발레 수업에 참여하게 된다. 빌리는 '여자애들이나 하는' 발레라고 생각했지만, 그의 재능을 단번에 알아챈 윌킨스 선생님과 함께 로열 발레스쿨 입학을 위한 수업을 진행한다. 그러나 입학시험 당일, 빌리의 아버지와 형은 그의 외출을 막는다.

[박보라의 Play the Stage]12.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어려운 환경에 놓인 천재 소년의 재능이 펼쳐지기까지를 담은 이 작품은 우리에게 단순하게 설명할 수 없는 뭉클함을 선물한다. 가장 큰 이유는 무대 위 소년의 이야기를 넘어 차갑기만 한 현실 또한 사실적으로 펼쳐지기 때문이다. 광부들의 파업으로 시작한 작품은 광부들이 다시 광산의 밑으로 들어가며 끝을 맺는다. 가족을 위해, 돈을 벌기 위해 광부가 된 이들(빌리의 아버지와 형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은 노동자 계층의 사실적인 모습을 무대 위로 끌어 올린다. 노동자들의 투쟁과 상실 가운데에서 삶을 위한 마을 사람들의 투쟁, 젠더와 계층에 대한 고정관념에 맞서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가볍지 않지만 그 사이에서 피어나는 연대와 위로, 공감은 따스한 빛처럼 퍼진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빌리의 이야기는 더욱 아름답게 탄생한다.


앞서 말했다시피 1980년대 각박하기만 했던 어린아이가 우연히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는 이야기는 기적을 담았다. 희망이 보이지 않았던 환경이지만 빌리의 가족과 마을 사람들은 결국엔 그가 지닌 재능에 응원을 건넨다. 격하게 빌리의 발레 수업을 반대했던 아버지와 형은 그를 위해 광산 파업을 포기했고, 뒤늦게 이를 안 마을 사람들은 돈을 모은다. 무엇보다 그때만큼은 모두가 각자 지니고 있던 투쟁, 상실, 이념 등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이다.

[박보라의 Play the Stage]12.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여기에 엘튼 존의 드라마틱한 음악이 더해지며 감정을 풍부하게 만든다. 원작 영화를 본 후 연출과 극작가에게 직접 뮤지컬화를 제안한 엘튼 존은 애정과 혼신을 담아 작품의 뮤지컬 넘버를 탄생시켰다. 특히 발레 수업에서 등장하는 엘튼 존의 음악과 차이콥스키의 클래식 음악이 어울리며 펼쳐지는 장면은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물한다. 또한 탭, 힙합, 재즈, 발레, 아크로바틱, 포크댄스 등 다양한 춤은 관객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광부의 아들이자 광산 마을 근처에서 뛰어놀며 권투를 배웠던 빌리는 로열발레스쿨의 오디션에서 가슴 깊숙이 숨겨왔던 마음을 끄집어낸다. 발레를 할 때면 '전기가 오른 것처럼' 심장이 뛴다던 소년, 우리는 누구든 어린 시절 그 소년과 같았다. '빌리 엘리어트'는 말한다. 훌쩍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빌리처럼 전기가 오른 것처럼 좋아하는 것을 찾고, 한겨울의 삶의 한가운데에서도 포기하지 말자고.


[박보라 공연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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