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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낙원의 밤' 전여빈 "후반 10분, 두려움 없이 임했죠"

입력 2021.05.01 08:00 수정 2021.05.01 08:00

영화 '낙원의 밤'
전여빈 인터뷰
삶의 끝에 선 재연役
엄태구와 촬영하며 친해져
후반 10분 가장 격렬

[뉴스컬처 이이슬 기자] 눈빛에 가득한 기운. 영화 '죄 많은 소녀'(2018)에서 분노와 광기를 눌러담은 내면의 분노를 터트리던 영희로 분한 전여빈을 기억한다. '낙원의 밤'의 재연은 영희와 어쩐지 닮았다. 특정 상대를 향해 터뜨리는 분노의 감정, 뜨거운 총구는 같은 색으로 눈부신다. 음울하고 집요하면서 타들어갈 듯한 분노를 지닌 재연. 전여빈이 아니었다면 누가 할 수 있었을까. 단연 충무로의 젊은피다. 당시 신인상을 휩쓴 그는 차근차근 계단을 올라가고 있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배우가 아닐 수 없다.


전여빈은 최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지난 9일 공개된 영화 ‘낙원의 밤’(감독 박훈정)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영화는 조직의 타깃이 된 한 남자와 삶의 끝에 서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제7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됐다. 당초 극장용으로 기획, 제작됐으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여파로 개봉이 어렵게 되자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OTT)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인터뷰]'낙원의 밤' 전여빈


극 중 전여빈은 삶의 끝에 선 재연 역으로 분한다. 생선에 무기를 반입해 조직원들에게 판매하며 살아가는 무기상인 삼촌 쿠토(이기영 분)와 제주도에서 살고 있다. 재연과 삼촌은 조직의 부탁을 받고 태구(엄태구 분)에게 은신처를 제공한다.


재연은 쉽지 않은 배역이다. 전여빈은 “많은 것을 잃었고, 시한부이기에 두려운 것이 없었다. 마음을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 삶에 대한 애착이 없지만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 목표를 위해 총을 잘 쏘기 위해 늘 연습을 한다”며 “나도 배역을 준비하며 사격 연습을 했다”고 주안점을 밝혔다.


전여빈은 드라마 ‘멜로가 체질’ 촬영을 마친지 2주 후에 ‘낙원의 밤’ 촬영을 위해 제주도로 향했다. 그는 “다행히 텀이 길지 않아 텐션이 유지됐다. 영화 ‘죄 많은 소녀’의 영희와 어떻게 다르게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대본을 읽고 박훈정 감독과 리딩을 했다. 재연의 버전 몇 개를 만들어 보여드렸는데 맨 마지막 버전을 듣고 ‘바로 그게 재연이야’라고 하셨다. 거기에 힘을 얻고 살을 붙여서 현장에서 표현했다”고 떠올렸다.


제주도 로케이션 촬영은 실제 배역에 몰입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전여빈은 “제주도는 날 살게 해 주는 공간이었다. 덕분에 ‘멜로가 체질’을 보내고 자연스럽게 재연이 될 수 있었다. 많지 않은 차들이 오가고 야자수가 흔들리고 비가 내렸다 게고, 잔잔하게 불어오는 바람 등 풍경이 주는 쓸쓸한 느낌이 있다. 그게 재연의 마음을 떠올리고 만들어내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능수능란하게 총을 쏘는 재연을 위해 자세부터 연습했다는 전여빈은 “감독님이 실제 사격 자세를 배우길 원하셨다. 하지만 규격화되어있지 않으면서 마치 총을 잘 쏘는 아이의 느낌을 내길 바랐다. 완벽하게 칼 각이 나오기보다 언밸런스한 느낌을 내는 게 중요했다. 삼촌한테 총을 배워서 잘 쏘게 된 것이라고 봤다. 처음에는 눈도 제대로 못 뜨고 팔다리가 후들거렸다. 걱정했는데 운동 신경이 좋아서 연습한 만큼 금방 늘었다. 현장에서도 용기를 얻으며 촬영했다”고 말했다.


태구 역의 엄태구와 전여빈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난 사이다. 박훈정 감독은 두 사람을 불러 밥과 커피를 사주며 친해질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했다. 전여빈은 “호흡이 좋았다. 엄태구는 외향적이고 저는 내향적인 성격을 가졌다. 성격은 다르지만, 연기를 향한 뜨거운 마음과 촬영장에서의 진지한 태도가 닮았다. 배역으로도 이어지는 느낌이 들었고, 자연스럽게 호흡도 좋아졌다”고 떠올렸다.


전여빈은 “엄태구와 친해졌다. ‘어이 괴물’이라고 부르며 놀리더라. 저는 ‘화보 장인’이라고 화답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엄태구는 늘 진솔하고 열심히 하는 배우다. 차승원 선배는 엄태구를 보며 ‘사랑하는 일을 업으로 삼은 사람이라면 엄태구만큼 집중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부끄러울 정도였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좋은 자극이 됐다”고 말했다.


[인터뷰]'낙원의 밤' 전여빈


2018년 영화 ‘죄 많은 소녀’로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쓴 전여빈은 이후 영화 ‘해치지않아’, 드라마 ‘멜로가 체질’, ‘빈센조’ 등에 출연해 다채로운 매력을 드러냈다. 그는 “캐릭터에는 늘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임한다. 연기한다는 건 다른 사람으로 살 게 되는 것과 같다. 촬영이 끝나고 결과물인 영화나 드라마가 공개되면 완전히 보내버리는 거다. 캐릭터에 미안하지 않으려 최선을 다해 모든 걸 쏟아부으며 연기한다”고 전했다.


도전을 향한 남다른 의지도 다졌다. 전여빈은 “배우의 길을 선택하고 살아가며 마음속에 있는 건 완벽한 타인이 될 때 주저하지 않는 것이다. 시도와 소망을 주저하지 않는 배우가 되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작품을 선택할 때는 오히려 단순해지는 거 같다. 동물적이랄까. 단순하게 결정하는 편이다. 명확한 기준은 마음이 얼마나 끌리는지, 궁금한지다”라고 덧붙였다.


후반 10분은 ‘낙원의 밤’을 흔한 누아르에서 특별한 누아르 영화로 각인시킨다. 그 전까지의 전개가 특별할 바 없다며 불호라는 감상을 전하던 사람들도 10분간의 강렬한 장면을 본 후 느낌이 달라졌다며 입을 모은다. “마지막 10분 덕분에 정통 누아르 공식에서 벗어나는 영화다. 총을 잘 쏘는 게 중요했다. 누가 봐도 몇 년간 총술을 갈고 닦았을 것이라고 느끼게 하고 싶었다. 눈을 깜빡이지 않으려 노력했다. 깜빡이는 순간 총과 거리가 멀어 보일 거 같았다. 체구도 작고 후드티 하나 입고 총을 쏘는데 눈빛과 총에 대한 반동을 버틸 수 있도록 근력 운동도 했다. 영화 막바지에 찍어서 두려움 없이 임했다. 세트를 만들어놓고 찍었고 원활하게 촬영했다. 이미 제 안에서 재연으로서 마음의 불이 있었다. 마음이 타들어 가고 터져버릴 거 같은 상태였다. 가장 격렬한 감정이 터졌다.”


[인터뷰]'낙원의 밤' 전여빈

[인터뷰]'낙원의 밤' 전여빈


전여빈은 인터뷰 당일 ‘빈센조’ 마지막 촬영을 진행한다고 했다. 그는 “오늘 마지막 촬영이고 인터뷰 끝나고 넘어가서 새벽에 끝날 거 같다. 많은 동료를 통해 배웠고 그들을 거울삼아 나를 반성하게 됐다. ‘빈센조’를 통해 홍차영을 얻었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춘 송중기와의 연기에 관해 전여빈은 “상대방을 많이 배려해주셨다. 뭐든 하고 싶은 거 해보라고, 후회하지 말고 다 하라고 해주는 좋은 선배다. 두려움 없이 홍차영을 향해 달려갈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고 케미를 잘 담아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사진=넷플릭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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